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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까지 번진 머스크 vs 트럼프 충돌, 미국 우주산업이 흔들린다

bad. frog 2025. 6. 11. 19:35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갈등이 격화되며, 미국 우주산업과 스페이스X의 미래까지 흔들리고 있습니다. 감세법안, NASA 계약, 스타링크까지 그 충돌의 핵심을 파헤쳐 봅니다.

1. 트럼프 vs 머스크, 왜 싸우게 됐나?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인과 가장 부유한 기업가가 충돌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한때 ‘브로맨스’를 과시했던 이들은 최근 원색적인 비난을 주고받으며 완전히 갈라섰습니다. 그 발단은 트럼프가 자랑한 대규모 감세 법안이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이 법안이 전기차 보조금 축소를 담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전기차 산업을 선도하는 테슬라에겐 직접적인 타격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의 친기업 이미지가 “가식”이라고 비난했고, 이에 트럼프는 “수천억 달러를 절약하려면 머스크의 보조금과 정부계약을 중단하겠다”고 받아쳤습니다. 언뜻 보면 전기차 정책 싸움 같지만, 사실 이 갈등의 진짜 파장은 ‘지구 밖’ 우주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주까지 번진 머스크 vs 트럼프 충돌, 미국 우주산업이 흔들린다
이미지출처 : Pixabay

2. 스페이스X, NASA와 ‘을’ 아닌 ‘갑’의 관계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미국 우주산업의 핵심 민간 파트너입니다. NASA는 천문학적인 비용 때문에 혼자 우주 사업을 지속할 수 없기에, 비용 절감을 위해 민간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해왔습니다. 그 중심에 선 것이 바로 스페이스X입니다.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 발사체 팰컨9, 그리고 ISS 보급 임무까지 모두 스페이스X가 맡고 있죠. 트럼프가 계약을 끊겠다고 협박한 건, 바로 이 NASA와의 대규모 계약들을 겨냥한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트럼프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기술력 면에서 스페이스X는 대체 불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ISS에 우주인을 보내는 역할을 맡은 유일한 민간기업이고, 대체할 경쟁자인 보잉은 아직 준비조차 안 된 상태입니다. 이미 NASA는 스페이스X와 총 50억 달러 규모의 유인 수송 계약을 체결했고, 달 착륙선 개발까지 스페이스X에 맡긴 상태입니다. 트럼프가 실제 계약을 중단한다면 미국은 러시아 등 외국에 우주 수송을 의존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3. 스타링크, 정부 없이도 성장 중인 스페이스X

[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 개념도. /사진=스페이스X ]

하지만 스페이스X는 미국 정부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최근 급성장 중인 스타링크(Starlink) 사업이 있기 때문입니다. 스타링크는 저궤도 위성을 이용해 전 세계 어디서나 인터넷을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기존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 특히 높은 수요를 보이며,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실제 군사 통신망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 덕분에 스페이스X는 민간 매출을 빠르게 늘리며 다각화된 수익 구조를 구축 중입니다. 미국 정부가 아니더라도,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소비자에게 인터넷을 제공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죠.

4. 갈등이 불러올 우주산업의 미래

문제는 이 갈등이 양측 모두에게 장기적으로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정부가 머스크를 압박하면 우주 탐사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머스크는 재정적 어려움에 봉착해 ‘화성 이주’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미룰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우주산업이 흔들리는 사이, 중국은 달 탐사 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고, 유럽도 자체 우주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쟁 속에서 미국이 머스크와 불협화음을 내는 것은 전략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트럼프가 이미 체결된 계약을 단순히 ‘정치적 이유’로 파기하면, 막대한 위약금을 부담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를 알면서도 트럼프는 인증 지연, 예산 삭감 등의 우회적 압박으로 머스크를 견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트럼프는 머스크에 대해 “좋은 관계였다”며 한발 물러선 듯한 제스처를 보이고 있지만, 이 두 인물의 싸움은 단순한 감정 싸움이 아닙니다. 이는 미국 우주 전략과 기술 주권, 나아가 글로벌 민간 우주산업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입니다. 민간과 정부가 협력해 이룩해온 미국 우주산업의 성과를 정치적 대립으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우주로 가는 길’은 험난하고 비싸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