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를 삼킨 AI 열기! 비바테크 2025에서 본 프랑스의 디지털 야망과 엔비디아의 전략
비바테크 2024가 프랑스 파리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프랑스 정부의 AI 산업 육성 전략, 엔비디아 젠슨 황 CEO의 주권 선언, 미스트랄AI와의 협업까지… 유럽 디지털 주권을 향한 본격적 질주가 시작됐습니다.
1. 유럽 최대 테크 축제, 파리에서 펼쳐지다
‘비바테크(VivaTech) 2025’는 단순한 테크 박람회를 넘어 유럽이 디지털 미래의 중심임을 선언한 자리였습니다. 2016년 시작된 이 유럽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축제는 올해 6월 11일부터 14일까지 프랑스 파리 엑스포 포르트 드 베르사유에서 개최되었으며, 16만 5000여 명의 방문객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자국의 디지털 자립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강조하며, “테크를 논하려면 프랑스로 오라”는 자부심을 행사 전반에 내세웠습니다. 클라라 샤파즈 디지털 및 인공지능 장관은 “더 이상 미국에 가서 기술을 논의하지 않아도 된다. 세계는 지금 프랑스로 온다”고 선언하며 유럽 AI 생태계의 중추가 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한편, 주빈국인 캐나다는 AI 생태계의 선진 사례로 주목받았으며, 내년 비바테크의 테마 국가로 지정되며 이목을 끌었습니다.
2. 엔비디아 젠슨 황의 ‘AI 주권론’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기조연설이었습니다. 황 CEO는 유럽 각국을 순회하며 AI 기반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독려했고, 비바테크에선 4600여 명의 청중 앞에서 유럽과의 전략적 협력 방안을 대거 발표했습니다. 그의 핵심 메시지는 "AI 주권"이었습니다. 황 CEO는 "한 국가의 데이터는 그 국가에 속해야 한다"며, 각국이 자국 데이터로 훈련된 AI를 직접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프랑스의 AI 기업 미스트랄AI와의 협업을 통해 “프랑스어 기반 LLM 개발과 클라우드 AI 인프라 구축”을 약속했으며, 이를 통해 유럽의 AI 주권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젠슨 황 CEO는 마크롱 대통령과의 협력 사례도 소개하며, “대통령이 기업들에게 직접 전화를 돌려 지원을 이끌어냈다”며 프랑스 정부의 적극적 태도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3. AI 산업을 향한 프랑스의 전방위 드라이브
프랑스는 이번 비바테크를 통해 자국이 단순한 ‘기술 소비국’이 아닌 ‘기술 생산국’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프랑스 2030’이라는 국가 전략을 통해 1090억 유로(약 157조 원) 이상을 AI 인프라에 투자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자국의 디지털 주권 확보 및 산업 경쟁력 제고를 추진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파리 인근에 1.4GW 규모의 유럽 최대 AI 캠퍼스를 조성하고, 양자컴퓨팅과 다국어 LLM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의 LLM 개발은 문화적 다양성을 중시하는 유럽의 특성을 반영한 프로젝트입니다. 엔비디아는 자사의 최적화 도구인 ‘네모트론’을 활용해 고성능 LLM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 계획이며, 미스트랄AI와 함께 이를 실현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4. AI 생태계를 위한 전략적 동맹, 엔비디아와 유럽
엔비디아가 유럽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이유는 단순한 시장 확대만은 아닙니다.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 강화로 인해 중국 시장에서 성장이 제약된 상황에서, 유럽은 새로운 돌파구가 됩니다. 유럽 국가들은 자국 중심의 AI 인프라를 통해 디지털 주권을 확보하려 하고, 엔비디아는 초고성능 칩 공급자로서 전략적 파트너가 됩니다. 즉,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은 엔비디아를 통해 기술 자립을 추구하고, 엔비디아는 새로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윈윈 전략을 구사하는 셈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협력은 단지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프랑스의 주권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정치적 의지도 분명히 했습니다. 이번 비바테크를 계기로 유럽의 디지털 주권 논의는 AI 산업의 핵심 이슈로 떠올랐으며, 엔비디아는 ‘중세의 장인처럼’ 유럽 전역을 누비며 디지털 성당을 건설하고 있다는 인상 깊은 비유도 나왔습니다.
비바테크 2025는 단순한 테크 행사가 아니라, 디지털 주권과 AI 생태계 구축이라는 ‘정치와 기술의 결합’을 보여주는 무대였습니다. 유럽은 이제 미국·중국 중심의 기술 질서에서 독립하고자 하고, 그 중심에 프랑스와 엔비디아가 있습니다. 이들의 전략적 제휴가 세계 기술 패권 경쟁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