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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한국 고정밀 지도 데이터 요구…왜 계속 요청할까?"

bad. frog 2025. 4. 22. 10:08

구글이 한국 정부에 다시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청했습니다. 구글 지도와 국내 지도 앱의 차이, 정부의 대응, 산업계의 입장을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한국에선 왜 구글 지도가 불편할까?

한국에서 길을 찾을 때 어떤 앱을 주로 사용하시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네이버 지도카카오맵을 이용합니다. 구글 지도(Google Maps)는 전 세계적으로는 1위 서비스지만, 한국에서는 불편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구글 지도에 담긴 지도 정보의 정밀도와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좁은 골목길이나 복잡한 도시 구조에서는 국내 지도 앱들이 훨씬 더 자세하고 직관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실제로 구글은 2024년 2월, 다시 한 번 한국 정부에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는 2007년과 2016년에 이은 세 번째 요청입니다. 구글은 이 데이터를 통해 길찾기, 내비게이션, 자율주행 기술 등을 보다 정교하게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고정밀 지도란? 그리고 왜 민감할까?

구글이 요청한 데이터는 '1대 5000 축척 지도'로, 50미터를 1cm로 표현할 수 있는 높은 정밀도의 지도입니다. 이 정도 수준이면 골목길, 도로 구조, 건물 모양까지 식별 가능하며, 자율주행이나 스마트시티 구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데이터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한국 정부는 이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하는 것에 대해 군사 시설 등 보안 우려를 들어 매번 거절해왔습니다. 특히 구글이 인공위성으로 자체 수집한 지도와 결합되면, 국가 기밀 수준의 위치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 핵심 우려입니다. 정부는 구글에 대해 한국 내 데이터센터 설치 또는 민감 시설을 블러 처리해 반출하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구글은 이를 거부하다가 최근에야 블러 처리 방식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또, 보안 사고 시 책임자를 지정하고, 정부와 직통 연락 가능한 '핫라인'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글, 한국 고정밀 지도 데이터 요구…왜 계속 요청할까?"

국내 IT 업계의 불안과 구글의 숨은 속내

국내 IT 업계는 구글의 요청을 단순히 길찾기 기능 향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더 깊은 목적은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등 미래 산업을 위한 밑바탕 데이터 확보라고 보고 있습니다. 구글이 고정밀 데이터를 확보하게 되면, 지도 기반의 기술 및 서비스에서 국내 기업과의 경쟁에서 월등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네이버, 카카오, 티맵이 지도 기반 플랫폼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고정밀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글이 시장을 잠식한다면 산업 생태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더불어 구글은 한국에서 검색, 유튜브, 광고 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내지만, 세금은 해외 법인을 통해 우회해 내고 있다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공공 비용으로 수집된 고정밀 데이터를 외국 기업이 가져가 산업적 이익을 누리는 것이 공정한가?"라는 질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관광산업 vs 국가안보…결정은?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외국인 관광객 편의를 위해 지도 데이터 반출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구글 지도는 79개 언어를 지원하고, 전 세계에서 널리 사용되므로 한국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죠. 반면 국내 지도 앱들은 대부분 한국어 기반이며,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의 지도 데이터 반출 제한을 '비관세 장벽'으로 지목하며 규제 완화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구글의 요구가 관철될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정부는 현재 '측량성과 지도 반출 협의체'를 구성해 심사 중이며, 5월 중순 1차 결과 발표, 8월 최종 결정이 내려질 예정입니다.
과연 이번엔 구글이 대한민국의 고정밀 지도를 손에 넣을 수 있을까요? 혹은, 국내 산업 보호와 안보를 위해 다시 한 번 거절당하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