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의 이중가격제, 수수료 논란, 정부와 국회의 개입, 자영업자의 반발까지—배달 플랫폼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봅니다.
1. 무료 배달의 역설: 이중가격제의 탄생
배달앱을 이용해 음식을 주문하면, 매장에서 직접 사먹을 때보다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게 됩니다. 바로 ‘이중가격제’ 때문이죠. 최근 1~2년 사이, 이 구조는 우리 생활 속에 너무나 익숙해졌습니다. 그 원인은 대부분 배달앱 수수료와 배달 요금 때문입니다. 특히 2023년부터 쿠팡이츠가 쿠팡 멤버십을 통해 ‘무제한 무료 배달’을 도입하면서, 업계는 본격적인 무료 배달 경쟁에 돌입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무료’라는 이름 뒤에는 분명한 비용 부담이 숨어 있습니다. 배달앱들은 마케팅 비용을 음식점에 전가했고, 음식점들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 배달가를 인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더 비싼 배달 음식값을, 자영업자는 더 큰 수수료 부담을 감당하게 된 셈입니다.
2. 자영업자의 부담과 정부 개입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영업자 비율 7위입니다(2023년 기준 23.2%). 자영업은 국내 경제의 중요한 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영업자의 부담이 계속된다면, 고용·내수 등 전반적인 경제 활력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부터 배달앱 업계 및 음식점 대표들과 ‘상생협의체’를 구성, 수수료 문제를 논의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수수료율을 매출 구간별로 2~7.8%로 조정했지만, 자영업자 단체는 “불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던 ‘수수료 상한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국회에서는 수수료 상한 및 차별 금지를 담은 법안이 다수 발의된 상태입니다.
3. 배달앱의 대응과 상생 시도
정부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배달앱 업계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플랫폼인 배달의민족은 1만 원 이하 주문 수수료 면제, 일부 주문에 대한 수수료 지원, 입점 점주 전용 상담센터 설립 등을 포함한 총 3,000억 원 규모의 상생안을 발표했습니다.
쿠팡이츠 역시 독자적인 상생안 준비에 착수했고, 업계 전반에 ‘선제적 자율 개선’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자영업자 반발을 완화하고, 법적 규제를 피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합니다. 만약 수수료 상한제가 법제화될 경우, 배달앱들의 수익성이 대폭 하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배달앱이 음식값의 30~40%까지 수수료 및 광고비를 받고 있다는 주장도 있는 만큼, 자영업자들은 수수료를 15%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4. 수수료 상한제, 정답일까?
하지만 ‘수수료 상한제’가 모든 문제의 해답일까요?
전문가들은 법으로 수수료를 정하는 방식이 시장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서비스 질 저하, 가격 담합, 혁신 저해 같은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또 적정 수수료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지, 광고비 등 간접 비용을 어디까지 포함할지도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공정 경쟁 환경 조성’이 근본적 해결책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시와 신한은행이 공동 개발한 공공 배달앱 ‘땡겨요’는 2%의 수수료로 5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대안 플랫폼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배달앱 수수료 문제는 단순한 기업 수익성 문제를 넘어, 국내 자영업 생태계의 존립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플랫폼과 자영업자가 모두 공존할 수 있는 합리적인 해법과 정책 조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경제 HOT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테이블 코인이 뭐길래… 새 정부 정책에 주가까지 들썩이는 이유 (3) | 2025.07.05 |
---|---|
새 정부 첫 부동산 규제 총정리: 대출 상한 6억 원 제한, 집값 잡을 수 있을까? (1) | 2025.07.02 |
‘비전펀드’로 세계를 흔든 손정의… 소프트뱅크의 투자 전략과 영향력 총정리 (2) | 2025.07.01 |
제조업 르네상스는 가능할까? 트럼프의 리쇼어링 공약을 둘러싼 두 시선 (0) | 2025.06.25 |
이재명 정부 2차 추경안: 민생회복지원금 누구에게, 얼마나 지급되나? (2) | 2025.06.19 |
‘조용한 포식자’ 호반그룹, 대한항공과 LS를 노리는 이유는? (2) | 2025.06.17 |
파리를 삼킨 AI 열기! 비바테크 2025에서 본 프랑스의 디지털 야망과 엔비디아의 전략 (3) | 2025.06.15 |
“빚 탕감 시대 열리나? 이재명 정부의 ‘배드뱅크’ 구상 완전 정리” (3) | 2025.06.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