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가 자체 AI 반도체 ‘트레이니움2’를 공개하며 엔비디아와의 경쟁에 본격 돌입했습니다. 트레이닝보다 추론 중심의 AI 시대, 반도체 가성비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1. 트레이니움2, AI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플레이어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1위 기업인 AWS(아마존웹서비스)가 AI 반도체 시장에서 새로운 판을 짜고 있습니다. 최근 텍사스 오스틴의 반도체 연구소 ‘안나푸르나랩스’를 공개하며 자체 설계한 AI 반도체 ‘트레이니움2(Trainium2)’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트레이니움2는 AI 모델 ‘학습’에 특화된 가속기로, 경쟁 제품인 엔비디아 H100보다 가격 면에서 30~40% 저렴한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AWS에 따르면, 트레이니움2는 앤트로픽의 ‘클로드’와 데이터브릭스의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실제 활용되었고, 2024년 12월부터 일반 고객 대상 서비스도 시작됐습니다. 비록 학습 성능에서는 엔비디아 GPU에 다소 못 미치지만, 전체 가격이 약 25%에 불과해 비용 효율 면에서는 경쟁력이 있습니다. 케이블을 없앤 노드 설계, 자체 네트워크인 ‘뉴로링크’, 파이어플라이 옵틱 플러그까지 직접 개발한 AWS는 단순한 반도체 설계를 넘어 데이터센터 전반을 수직계열화하며 ‘엔드투엔드’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2. 인텔도 무너뜨린 AWS의 반도체 내재화 전략
AWS는 AI 반도체 외에도 이미 오래전부터 반도체 내재화를 추진해온 하이퍼스케일러입니다. 그 시작은 2013년, 수석부사장 제임스 해밀턴의 6페이지짜리 문서였습니다. 첫 시도는 데이터센터 효율을 위한 ‘니트로(Nitro)’라는 칩이었고, 이를 설계한 곳이 바로 이스라엘의 안나푸르나랩스였습니다. 이후 AWS는 2015년 이 회사를 인수하며 본격적인 반도체 내재화 시대를 엽니다. 그다음 등장한 제품은 인텔 CPU를 대체하는 서버용 CPU ‘그라비톤(Graviton)’이었습니다. 모바일 칩에 주로 쓰이는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이 CPU는 현재 4세대까지 나왔고, 최근 2년간 AWS 데이터센터에서 새로 설치된 CPU의 절반 이상이 그라비톤일 정도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AI 가속기 시장에서는 ‘트레이니움’ 외에도 ‘인퍼런시아(Inferentia)’라는 추론 전용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엔비디아의 GPU를 점차 대체하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구글의 TPU,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이아(Maia)와 코발트(Cobalt) 등 경쟁사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며 반도체 내재화 경쟁을 촉진하고 있죠.
3. AI는 이제 추론의 시대, ‘가성비’가 핵심
트레이니움2의 성능이 엔비디아 H100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점은 AWS도 인정합니다. 엔비디아는 이미 새로운 GPU인 블랙웰(Blackwell)을 출시했고, 성능 면에서 한 발 앞서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AI 학습용 모델 개발 경쟁은 이미 정점을 찍었다는 시각도 늘고 있습니다.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등 주요 기업들이 이미 인간 수준의 LLM을 보유하고 있으며, 오픈소스 생태계에서는 메타의 라마(LLaMA), 딥시크(DeepSeek) 등 고성능 모델이 가성비 경쟁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기술 발전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진행되지 않는 지금, 고객이 체감하는 ‘추가 향상’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성능보다 ‘가격’이 핵심 경쟁력이 되는 시점이 온 것이죠. AWS 컴퓨트 부문 부사장 데이브 브라운은 “AI 추론의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이지만, 학습은 다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레이니움2는 적절한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 AWS의 자신감입니다.
4. 클라우드의 미래는 ‘수직 통합’과 ‘가성비’
AI 패러다임은 점점 ‘추론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학습보다, 이미 학습된 모델을 어떻게 빠르고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진 시대입니다. AWS는 하드웨어 내재화를 통해 이런 시장 흐름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칩 설계부터, 케이블, 서버,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구조는 AWS에게 큰 전략적 우위를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특히 비용 효율성과 확장성이 중요한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이러한 수직 통합 구조가 더욱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비싸고 빠른 것보다, 저렴하고 충분한 것이 더 중요해지는 AI 시대 AWS 트레이니움2는 바로 그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엔비디아의 독주 속에서 AWS는 현실적인 가성비 전략으로 맞서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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