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주목받던 K-배터리 산업이 왜 위기를 맞았을까요? 캐즘 이론부터 중국 기업의 약진까지, 전기차 배터리 시장 변화의 중심을 짚어봅니다.
1. 한때는 잘나갔던 K-배터리, 지금은 왜?
전기차의 확산과 함께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는 지난 4~5년간 가장 주목받는 산업의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실적을 보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죠. LG엔솔의 2023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73%나 감소했고, 삼성SDI도 76% 이상의 감소폭을 기록했습니다. SK온은 아예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죠. 한때 조(兆) 단위 영업이익을 자랑하던 이들이 왜 이렇게 급변했을까요?
[국내 배터리 기업 매출·영업이익 (단위: 억 원)]
기업명 | 매출 | 영업이익 |
LG에너지솔루션 (LG엔솔) | 25조 6,196억 | 5,754억 |
삼성SDI | 15조 5,922억 | 3,633억 |
2. ‘캐즘’에 빠진 전기차, 잠시 멈춘 성장세
많은 전문가는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에 진입했다고 분석합니다. 캐즘은 초기 사용자층(얼리어답터)을 넘어서 대중 시장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장 정체 구간입니다. 전기차는 ‘충전 속도’, ‘가격’, ‘화재 우려’ 등의 문제로 인해 아직까지 일부 소비자에게 꺼려지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2023년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20%에 그쳤는데, 이는 과거 연평균 2배 성장률에 비하면 둔화된 수치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3. 위기의 본질은 ‘중국’이었다
진짜 위기의 원인은 바로 중국 기업의 급성장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 CATL과 BYD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을 점령하고 있죠. 이들은 단순히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상당한 성장을 이루며 테슬라와 유럽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납품을 따내고 있습니다. K-배터리 3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21년 30%에서 2023년에는 18%로 하락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투자 타이밍의 불일치입니다. 국내 기업들은 2021~2022년 사이 대규모 공장 투자에 나섰지만, 현재는 주문 감소로 인해 공장 가동률이 크게 떨어진 상황입니다. 실제로 LG엔솔의 공장 가동률은 60%, SK온은 45%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4. 전기차는 계속 달린다… 그러나 레이스는 바뀌었다
전기차 산업 자체의 성장세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 신차의 40%가 전기차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지금보다 거의 2배 성장한 수치입니다. 문제는 이 시장의 주도권을 누가 쥘 것인가입니다. 중국 기업들은 이미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추가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며, CATL은 6조원이 넘는 자금을 유럽 헝가리 공장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K-배터리 기업들도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가격 경쟁력은 물론이고, 기술력, 공급망 전략, ESG까지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이제 단순히 ‘앞서갔던 기억’에 기대선 안 됩니다.
배터리 산업은 더 이상 ‘무조건 성장하는 산업’이 아닙니다. 시장의 캐즘, 중국의 약진, 그리고 투자 타이밍 실패가 K-배터리 기업의 위기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의 확장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며, 향후 대응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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