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이 대한항공 모회사 한진칼과 LS그룹 지분을 매입하면서 경제계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단순한 투자일까, 숨겨진 전략일까? 그 배경과 파장을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1. 호반그룹, 건설을 넘어 전략적 플레이어로
호반그룹은 1989년 건설업으로 출발한 기업으로, 호남을 기반으로 수도권까지 시장을 넓히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현재는 자산 기준 재계 순위 35위에 오를 만큼 대형 기업으로 도약했습니다. 하지만 호반이 지금처럼 주목받게 된 건 건설을 넘어서 다각적인 산업 진출과 최근의 투자 행보 때문입니다. 2018년 서울신문 인수를 시작으로 미디어, 리조트, 해운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 확장을 시도했고, 이는 부동산 사업으로 벌어들인 막대한 유동자금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외연 확장이 아니라, 보다 전략적인 산업 재편의 일환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최근 대기업 지분을 적극 매입하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키워가며, 경제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2. 대한항공 경영권까지 노리나? 한진칼 지분 매입의 진의
호반그룹이 경제계의 관심을 한껏 끌게 된 결정적인 사건은 2022년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17%를 전격 매입하면서부터였습니다. 이 거래로 인해 호반은 단숨에 한진칼의 핵심 주주로 부상했고, 경영권 분쟁의 주요 플레이어로 떠올랐습니다. 이 지분은 기존 한진가와 앙숙이었던 KCGI(강성부펀드)로부터 넘겨받은 것이어서, 한진 측의 경계심은 더욱 커졌습니다. 호반은 당시 "단순 투자"임을 강조했지만, 이후에도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며 조원태 회장 측과의 지분 격차를 1%p 안팎으로 좁혀가고 있습니다. 조 회장 개인 지분이 5.78%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시장은 ‘호반이 정말로 경영권에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2024년 주주총회에서는 호반이 이사 보수 증액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며 사실상 경영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이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FI)보다는 전략적 투자자(SI)로서의 행보에 가깝다는 평가를 낳고 있습니다.
구분 | 지분율(%) | 성격 |
조원태 회장 및 특수관계인 | 19.96 | 우호 |
델타항공 | 14.90 | 우호 |
산업은행 | 10.58 | 우호 |
호반그룹 | 18.46 | 적대 |
소액주주 | 16.52 | 중립 |
기타 | 18.92 | 중립 |
※ 한진칼 지분구성 : 우호지분 합계: 45.44% / 호반그룹 지분: 18.46% [우호 vs 적대 지분 격차: 약 27%p]
3. 경쟁사 LS도 노리는 호반, 단순한 투자일까?
한진뿐 아니라 전선 업계의 강자인 LS그룹도 호반의 레이더에 포착되었습니다. 2021년 대한전선을 인수한 데 이어, 2024년 들어 LS그룹 지주사 지분 5%를 추가로 사들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은 다시금 긴장하기 시작했죠. 대한전선과 LS전선은 해저케이블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는 적대적 경쟁 관계였고, LS로서는 법정 싸움 중인 상대가 지주사 주주로 들어온 꼴이 된 셈입니다. 호반은 역시 "전선 산업 전망이 밝아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상법상 3% 이상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회계장부 열람권, 임시 주주총회 소집권, 이사 해임 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해명은 의심을 해소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기업 간 경쟁을 넘어선 구조적 개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4. 한진과 LS, ‘반호반 연대’로 대응 나서다
호반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에 대해 한진그룹과 LS그룹은 각각의 방어 전략을 넘어서, 상호 연대에 나서며 공동 전선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기술 협력과 금융 협약을 통해 서로 간의 신뢰를 높이고, 필요 시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입니다. 한진의 조원태 회장은 우호 지분으로 평가받는 델타항공과 산업은행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며 방어선 구축에 집중하고 있으며, LS그룹 역시 내부 결속을 강화하며 주주 단속에 나선 상황입니다. 이번 사례가 특별한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재벌 간 경영권 다툼’이라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외부 사모펀드나 창업주 가족 간의 분쟁이 주류였지만, 이제는 재벌 그룹 간 대결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셈입니다. 호반의 행보가 단순한 투자의 차원을 넘어섰다고 판단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와 같은 흐름은 국내 M&A 시장의 새로운 국면을 여는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큽니다. 향후 호반의 다음 행보와 한진·LS의 대응 전략이 경제계 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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