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낸 기업은 삼성전자도, 현대차도 아닌 한국은행이었습니다. 중앙은행이 법인세 1위를 차지한 배경과 경제적 의미를 쉽게 설명해드립니다.
1. 법인세 1위, 뜻밖의 주인공 '한국은행'
보통 기업이 돈을 벌면 내야 하는 세금이 법인세입니다. 삼성전자나 현대차처럼 이익을 많이 낸 대기업이 보통 법인세 상위권을 차지하곤 하죠. 하지만 2023년엔 예상 밖의 기업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바로 대한민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에요.
한국은행은 지난해 무려 7조 8,189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그 결과 2조 5,782억 원의 법인세를 납부하게 되었어요. 이는 전년도보다 5배 이상 증가한 규모로, 삼성전자와 같은 대표 민간 기업들을 제치고 법인세 납부 1위에 올랐습니다.
<연도한국은행 법인세 납부액전년 대비 변화>
2022년 | 7,512억 원 | - |
2023년 | 5,018억 원 | ▼ 감소 |
2024년 | 25,782억 원 | ▲ 약 5배 증가 |
📌 2024년 한국은행의 법인세 납부액은 2023년 대비 약 5.1배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2. 한국은행, 어떤 일을 하길래?
한국은행은 일반 시중은행과 달리, 개인이나 기업을 상대로 대출을 하거나 예금을 받지 않습니다. 통화정책과 외환관리를 담당하는 공공기관이기 때문입니다. 주된 역할은 시장에 풀리는 화폐량을 조절해 물가 안정과 경제 균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중요한 임무는 바로 외환보유고 관리입니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약 4,000억 달러 규모의 외국 자산을 안전하게 운용하고, 이를 통해 국제 신용도를 지키는 것이죠. 외환보유고는 일종의 '국가 경제 근육'으로, 위기 상황에서 경제를 방어할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3. 법인세 1위 비결? ‘달러와 미국 국채’
그렇다면 중앙은행이 어떻게 민간 기업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었을까요? 핵심은 외환보유고 운용입니다. 한국은행은 단순히 외국 돈을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활용해 수익을 내는 전략을 씁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데, 이는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안전자산으로 원금과 이자를 보장받을 수 있어요. 지난해에는 미국 금리가 급등하면서 국채 수익률도 함께 높아졌고, 한국은행도 이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매매 전략을 펼쳤습니다. 게다가 환율 상승도 한몫했죠.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한국은행이 보유한 달러 자산의 원화 가치가 상승했고, 이는 장부상 '환산이익'으로 잡히며 수익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비록 실제로 달러를 팔지 않아도 이익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세금 납부 대상이 되는 것이죠.
4. 민간기업의 부진과 경제적 시사점
한편, 다른 민간 기업들의 상황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삼성전자는 11조 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하며 법인세를 거의 내지 않았고, 현대차·SK하이닉스 등도 법인세 납부액이 2조 원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는 한국 경제의 민간 부문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공공기관인 한국은행이 법인세 1위를 차지한 것이 흥미롭긴 하지만, 이러한 구조가 장기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법인세 1위부터 10위까지 다시 민간 기업들이 차지하는 건강한 경제 환경이 돌아오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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