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성장률, 전쟁 속 기이한 고성장의 비밀

러시아가 전쟁 중에도 경제성장률 4.1%를 기록한 비결은 무엇일까요? 내수시장 활성화, 군수산업 확대, 군사적 케인스주의 전략을 중심으로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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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쟁 중에도 '고성장'?

2024년 러시아가 기록한 경제성장률은 무려 4.1%였습니다. 이는 OECD가 예상한 3.9%를 뛰어넘는 수치로, 전쟁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 세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죠. 특히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이 경기 둔화를 겪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주요 경제 지표에서 상위권을 유지했습니다.그렇다면 우크라이나와의 전면전에 돌입한 국가가 어떻게 고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을까요?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OECD를 비롯한 국제기구들도 일정 부분 신뢰할 수 있는 성장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 핵심에는 전쟁을 기회로 만든 '내수시장 전환'과 '재정 확장'이라는 이중 전략이 존재했습니다.

국가	2024년 경제성장률(%)
중국	4.9
러시아	4.1
미국	2.6
한국	2.5
영국	1.1
독일	0.1

자료출처 : OECD

내수시장 활성화: 글로벌 브랜드 빠진 자리, 자국 브랜드가 채워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글로벌 브랜드들이 대거 철수하자 내수 시장 강화에 나섰습니다. 맥도날드 대신 ‘부스끄나 이 토치카’, 스타벅스 대신 ‘스타스 커피’, 독일차 대신 자국 브랜드인 아브토바즈가 등장했습니다. 이러한 교체는 단순한 브랜드 대체를 넘어, 자국 생산과 소비를 촉진하는 경제 체질 개선의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러시아 국민들 또한 전쟁이 일상화되며 소비심리를 회복했고, 지갑을 다시 열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내수 소비가 살아났고, 소비 지출은 GDP 성장의 중요한 축이 되었죠. 소비  자 가격지수(CPI)는 7%대로 안정화됐고, 실질 임금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군사적 케인스주의: 전쟁이 만든 '기형적 성장'

러시아 경제의 고성장 배경으로 또 하나 중요한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군사적 케인스주의’입니다. 이 이론은 정부가 대규모 군수지출을 통해 경기부양 효과를 얻는 전략을 말합니다. 러시아는 2024년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38%나 늘려 GDP의 7.1%에 달하는 규모를 군수에 투입했습니다. 이로 인해 군수산업의 생산량은 30% 이상 증가했고, 제조업 가동률은 80%에 육박하며 거의 만稼 상태로 전환됐습니다. 실업률은 2.3%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고, 160만 개의 일자리가 공석 상태일 정도로 노동력이 부족했습니다. 평균 임금은 전년 대비 33% 상승했으며, 이는 민간 소비 회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지표	수치
경제성장률	4.1%
국방비 지출 증가	+38%
국방비 비중 (GDP)	7.1%
실업률	2.3%
평균 임금 상승률	+33%

하지만 이러한 성장 모델은 극도로 편중되어 있으며,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에 기인한 일시적 효과라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성장의 끝, 시작될 불균형의 악몽

군수 중심의 성장은 결국 구조적인 문제를 불러옵니다. 전쟁이 끝나면 군수공장은 수요를 잃고, 이로 인해 대량 실업과 산업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민간 부문은 이미 군수화된 지 오래이고, 다른 산업으로의 전환 역시 쉽지 않습니다. 전쟁 이후를 대비하지 못한 러시아 경제는 마치 '재정 스테로이드'에 의존한 선수처럼 단기 성과는 좋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탈진을 피할 수 없습니다. OECD와 IMF는 2025년 러시아 성장률이 1% 내외로 급락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정부 주도의 경제는 특정 시기에는 효율적일 수 있지만, 건강한 경제를 위해서는 민간 부문의 자율적 성장과 혁신이 필수입니다. 러시아가 ‘전쟁 경제’에서 벗어나 실질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